풍선 헤는 밤

  • 김우현
    김우현

    풍선 헤는 밤

    WA가 쇄도하는 모니터 화면에는
    디버깅 창으로 가득 차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우리팀의 WA를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WA를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대회 종료가 오는 까닭이오,
    맞춰도 등수가 바뀌지 않는 까닭이오,
    아직 나의 근성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submit 하나에 compilation error
    submit 하나에 runtime error
    submit 하나에 Other - Contact Staff
    submit 하나에 Wrong answer
    submit 하나에 TLE, TLE...

    TLE... 나는 submit 하나에 (@#$자체검열^&) 말 한마디씩 던져봅니다. ICPC때 책상을 같이 했던
    팀원들의 이름과, 상해교통대, 홍콩대, 펀잡대 이런 이국 대학들의 이름과 벌써 은퇴한 고수들의
    이름과, 복사대, 도라지 아저씨, 그리고 Petr, ACRush, tomek, tourist, Psyho 이런 코더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Accepted가 아스라이 멀듯이,
    그리고 월파 대회장은 멀리 이집트에 있습니다.

    나는 무엇인지 아쉬워
    아까 냈던 소스에 토씨하나 바꾸지 않고
    또 다시 제출해보고,
    모니터를 꺼버리었습니다.

    애꿎은 키보드를 두들기며 우는 코더는
    부끄러운 Honorable mention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팀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우리 팀 명패 걸린 책상에도
    자랑처럼 풍선이 무성할게외다.


    시를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감동을 많은 분들께 공유하고자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이 시는 제가 아닌 Topcoder Handle로 A.I를 사용하는 시인님의 작품입니다. :)


    13년 전
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Being
    Being

    아아 명작이네요...


    13년 전 link
  • Megalusion
    Megalusion

    이거 제가 올리려고 들어왔는데 ㅜㅜ

    김동혁시인의 시입니다. 출처는 Sogang ACM-ICPC Team Google Groups이고요

    시인의 허락은 받지 않았습니다.

    이 분은 올해 서강대 팀으로 출전합니다. 꼭 월파를 가도록 많은 도움을 주세요.

    아래는 시인의 출사표입니다.

    난 HM 당하기 싫어.
    난 HM 당하기 싫어.
    나도 월파에 가고 말거야.
    이번이 나의 마지막 기회.

    내 이름은 김동혁.
    나는 06학번.
    올해로 대학원 1년차
    ACM은 3번 나가

    1번째 진출 예선 탈락
    1번째 진출 본선 스텝
    2번째 진출 본선 진출
    3번째 진출 월파 가자


    13년 전 link
  • Megalusion
    Megalusion

    맨 위의 시의 배경음악으로는 Radiohead의 True Love Waits를 추천합니다.


    13년 전 link
  • JongMan
    JongMan

    아... 아름답네요. 월요일 아침부터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아름다운 시 잘 읽고 갑니다.
    이번 주는 왠지 잘 풀릴 거 같은 느낌 (??)


    13년 전 link
  • Megalusion
    Megalusion

    정현환 ( [LIBe] ) 님의 말 :
    복사대는 뭐야?
    정현환 ( [LIBe] ) 님의 말 :
    복사 univ. 가 아닌거군


    13년 전 link
  • hyunhwan
    hyunhwan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를 읽다보니, 지금은 폭파 되다 시피한 acm.kaist.ac.kr글 중에서 "풍선 한 개" 라는 글이 떠올라 구글 캐쉬에서 긁어서 올립니다. 원작자의 허락은 받지 않았습니다 :)

    본선 참가 3번째, 은퇴 기념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내가 대회장에서 본 일이다.

    늙은 참가자 하나가 pc^2(피씨스퀘어 - 제출/채점을 위한 도구)를 띄워 떨리는 손으로 A번 문제를 제출하면서,

    "황송하지만 이 코드가 안 돌아가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화면을 쳐다본다. judge는 소스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테스트케이스를 돌려보고 'Yes'하고 내어 준다. 그는 'Yes'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풍선을 받아서 이름표에 달아놓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주위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시 pc^2를 띄웠다. 키보드 위에서 한참 꾸물거리다가 다시 A번을 제출하며,

    "이것이 정말 맞는 답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judge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코드 어디서 베꼈어?"

    참가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printf로 답만 출력했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보안을 허술하게 합니까? 테스트 케이스를 알기나 하나요? 어서 판정을 내려주십시오."

    참가자는 손을 내밀었다. judge는 웃으면서 'Yes'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풍선을 얼른 집어서 이름표에 묶고 황망히 코딩한다. 주변을 흘끔흘끔 돌아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코드를 토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풍선이 날아가지는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끈 위로 풍선을 어루만질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진행요원을 불러 대회장 밖으로 나가더니,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서 풍선을 가슴에 안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알고리즘을 가르쳐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풍선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풍선을 매달아 줍니까? 대회에서 TLE(Time Limit Exceed) 한 번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모의고사에서 AC(Accepted) 받는 것도 백에 한 번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문제 한 문제 제출한 문제에서 AC를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문제 100개를 본선 TLE 하나와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다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대양(大洋) 하나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풍선을 얻느라고 삼 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풍선을 받았단 말이오? 그 풍선으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헬륨가스, 한 번 마셔보고 싶었습니다."


    Yi-kwon Hwang

    Last edited by neo on 2005/11/5 10:08 PM; edited 1 time in total


    13년 전 link
  • 김우현
    김우현

    "그러면 printf로 답만 출력했단 말이냐?"
    를 보니 07년에 실격당한 punjab 대학이 생각나네요. ㅎ;


    13년 전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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